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창 - 윤동주

창쉬는 시간마다나는 창녘으로 갑니다. ---창은 산 가르침.이글이글 불을 피워주소이방에 찬 것이 서립니다.단풍잎 하나맴도나 보니아마도 자그만한 선풍이 인 게외다.그래도 싸느란 유리창에햇살이 쨍쨍한 무렵상학종이 울어만 싶습니다.

황혼이 바다가 되어 - 윤동주

황혼이 바다가 되어하루도 검푸른 물결에흐느적 잠기고…… 잠기고……저-―웬 검은 고기떼가물든 바다를 날아 횡단할꼬.낙엽이 된 해초해초마다 슬프기도 하오.서창에 걸린 해말간 풍경화옷고름 너어는 고아의 설음이제 첫항해하는 마음을 먹고방바닥에 나딩구오…… 딩구오……황혼이 바다가 되어오늘도 수많은 배가나와 함께 이 물결에 잠겼을 게오.

비오는 밤 - 윤동주

비오는 밤솨― 철석! 파도소리 문살에 부서져잠 살포시 꿈이 흩어진다.잠은 한낱 검은 고래 떼처럼 설레어달랠 아무런 재주도 없다.불을 밝혀 잠옷을 정성스리 여미는삼경.염원.동경의 땅 강남에 또 홍수질 것만 싶어바다의 향수보다 더 호젓해진다.

병원 - 윤동주

병 원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, 병원 뒷뜰에 누워,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.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, 나비 한 마리도 없다.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.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.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. ...

비애 - 윤동주

비애호젓한 세기의 달을 따라알 듯 모를 듯한 데로 거닐과저!아닌 밤중에 튀기듯이잠자리를 뛰쳐끝없는 광야?사람의 심사는 외로우려니아― 이 젊은이는피라미드처럼 슬프구나

사랑스런 추억 - 윤동주

사랑스런 추억봄이 오던 아침,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트리고담배를 피웠다.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나래 속을 속, 속, 햇빛에 비춰, 날았다.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봄은 다 가고―― 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...

눈 감고 간다 - 윤동주

눈 감고 간다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밤이 어두웠는데눈감고 가거라.가진 바 씨앗을뿌리면서 가거라.발뿌리에 돌이 채이거든감았던 눈을 왓작 떠라.

어머니 - 윤동주

어머니어머니!젖을 빨려 이 마음을 달래어 주시오.이 밤이 자꾸 서러워지나이다.이 아이는 턱에 수염자리 잡히도록무엇을 먹고 자랐나이까?오늘도 흰 주먹이입에 그대로 물려 있나이다.어머니부서진 납인형도 슬혀진 지벌써 오랩니다.철비가 후누주군이 나리는 이 밤을주먹이나 빨면서 새우리까?어머니! 그 어진 손으로이 울음을 달래어 주시오.

바다 - 윤동주

바다실어다 뿌리는바람조차 씨원타.솔나무 가지마다 새춤히고개를 돌리어 뻐들어지고밀치고밀치운다.이랑을 넘는 물결은폭포처럼 피어오른다.해변에 아이들이 모인다찰찰 손을 씻고 구부로바다는 자꾸 섧어진다갈매기의 노래에……도려다보고 도려다보고돌아가는 오늘의 바다여!

또 태초의 아침 - 윤동주

또 태초의 아침하얗게 눈이 덮이었고전신주가 잉잉 울어하나님 말씀이 들려온다.무슨 계시일까.빨리봄이 오면죄를 짓고눈이밝아이브가 해산하는 수고를 다하면무화과 잎사귀로 부끄런 데를 가리고나는 이마에 땀을 흘려야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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